기계식 키보드의 매력 - Apple Standard Keyboard(M0116)

 
 지금의 대부분의 키보드는 양산형인 멤브레인이지만, 아직도 기계식 키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나만 이상한게 아닌 것이다! 나도 그 중에 한 명이고, 하루에 한 번씩은 키보드 매니아에 들리는 것 같다.
 컴퓨터를 하루 종일 붙잡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키보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올해 초 아이맥 27인치를 접하는 순간...




이미 체리 백축에 익숙해져 있던터라, 펜타그라프 방식의 키감은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고,
많은 키들이 펑션키로 숨겨져 있어, 익숙해져야만 했다.
키보드에 내가 맞춰야 한다니... 참 의문을 가지게 했다.
코딩하기 불편하니, 이미 디자인을 생각하기 전에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그러다, 간만에 지름신이 오셨다.


최신형 아이맥에 20년 정도된 올드맥 키보드를 붙인다면, 이건 로망이다!
괜츈한데를 연발하며, 바로 장터링에 돌입했다. 이로써 지름에 대한 정당성이 생긴 것이다!





어쩌다보니 아이맥 27인치를 두 대나 쓰게 되어서 애플 확장2 키보드와 스탠다드를 구하게 되었다.
원래 애플은 기계식 키보드도 잘 만드는 회사였으나, 지금은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아이맥과 스탠다드는 사실 색상이나 디자인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나,
애플이 키보드를 가장 잘 만들었던 당시의 키보드와 현재 최고의 하드웨어라 생각하는 아이맥이 만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즐거운 상상이었다. 택배를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비교적 흔한 확장2를 먼저 샀고, 그 이후에 스탠다드를 사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확장2를 파신 분께 어찌하다가 그 분의 소장 목록에 들어갔던 스탠다드를 구매하게 되었다.
안 파시는 키보드였는데,  연락드리고 한 달 뒤에 파신다는 연락을 받았다.
무지개 빛 로고와 판매자 분이 정성스럽게 직접 염색하신 키캡이 잘 어울린다.
축이 윤활이 되어 있고 승화키캡의 상태가 좋아서 좋은 물건을 산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사실, 이 키보드는 따로 caps lock, num lock 등을 표시하는 불빛이 없으나,
개조된 물건이라, led가 심겨져 있어 더욱 멋지다.





넘버락 키에도 LED가 심겨져 있다. 빨강 파랑 녹색으로 바뀌는데 이게 또 간지다..ㅠㅠ





게다가, Aikon이 이식되어 ADB가 아닌 USB 방식으로 별도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키 맵핑을 한 번만 해주면
키보드 자체에 인식되어 키맵핑 프로그램이 없이도 어떤 컴퓨터에서도 동일하게 인식이 된다.
내가 세팅해 놓은대로 넘버락을 누르면 키캡에 써있는데로 입력되고, 넘버락을 끄면 숫자입력이 가능하다.
이것 때문에 너무 좋다.ㅠㅠ 심플하고 모든 키를 바꿀 수도 있으니, 딱 좋다.





카메라의 핀트가 벗어났지만, 애플 스탠다드의 곡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사진이다.
20년 정도의 디자인이지만, 지금도 보기 힘든 아름다운 키보드다.
나는 심플한 디자인이 좋아하기 때문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알프스의 넌클릭 - 살구축 혹은 핑크축이라 불리는 축을 가지고 있다.
체리 갈축과 비슷하나, 걸리는 감이 없는 게 마치 흑축 같기도 한 미묘한 키감인데,
체리에 비해 스트록이 짧아 알프스만의 독특한 키감을 준다. 또각또각, 조금 시끄럽긴 하지만,
체리와는 또 다른 느낌이라 설명하기도 힘들다. 아무튼 갈축과 비슷한데 걸리는게 없다.
이래서 알프스 키보드를 사지 말라고 하는 것 같다. 다 모아야 한다고...ㅋㅋㅋ
알프스 축은 현재 생산되지 않고, 그 중에서도 핑크축은 아주 레어하진 않지만 좀 레어한 축에 속해서
판매자 분도 고장날까봐 잘 쓰지 않았다고 했다.

언제 맛이 갈지 모르지만, 나는 무조건 실사용이다.
가능하다면 마르고 닳도록 사용하고 싶다..ㅠㅠ
키보드가 고딩정도의 나이라 불안불안하다.
참, 알프스는 오래되었기 때문에 단순히 리뷰를 보고 구매해서는 안된다.
사용하지 않은 키보드라면, 구매 후에 윤활과 세척은 필수다.
이걸 직접하기 힘들기 때문에 공방에 맡기면 그게 왠만한 키보드 정도 비용이 나온다.
상태가 나쁜 알프스 키보드라면,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한번 망가진 키감은 되돌릴 수 없다는게 정설이기 때문이다.





올드맥 키보드의 상징인 숫자키 위의 전원키는 현재 펑션키로 쓰고 있어서,
저걸 누르면 틸드되서 숫자키가 펑션키가 된다.
와이어링하고 아이콘을 심어서라도 키감을 그대로 느끼면서 현재 컴퓨터에 맞게 사용하기 위함인 것이다.
애플 스탠다드의 진짜 이름은 Apple Keyboard로 당시 키 배열은 F1~F15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제 또 이런 조합으로 컴터를 사용해 보겠는가!
애플 스탠다드 때문에 타이핑이 즐거워졌다.
넌클릭이라 소음이 다소 있어서 눈치보면서 최대한 가볍게 타이핑을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계속 쓰고 싶기 때문이다.
노랗게 선탠먹은 키보드라, 보는 분들은 이런걸 왜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사냐고,
이해하지 못하시지만... 써본 분들은 알 것이다. 왜 그렇게 기계식에 미치는지...ㅋㅋㅋ
평생가도 100%만족하는 키보드를 못구할 줄 알았는데,
한동안 나의 100%를 채워줄 수 있는 키보드라고 생각한다.
아끼고 열심히 정진하여, 최고의 개발자의 키보드로 소개시켜줄테니.. 힘내자, 스탠다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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